사진에서
13분에서 14분 사이의 권태 / 최동호
9시 13분이다
잠시 딴 생각을 하는 동안 분침이
14분에 정박했다
1분 동안 내가 떠내려온 것이다
시간과 시간 사이 내가 표류한다
1분 후의 세상은
1분 전 세상에 비해
1분만큼 낯설다
먼저 1분이 나중 1분에게 밀리는 사이
1분전의 내가 1분 후의 나에게 쫓겨났다
내게 쫓겨난 1분 전의 내가
1분의 거리에서 나를 올려다보고 있다
지금의 내가 1분 후를 올려다보면
1분 후의 내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정확히 나의 위치는 1분 전 나와
1분 후 나의 중심이다
1분 후의 내가 움직이면
내가 노 젓는다
1분전의 내가 따라 움직인다
1분전의 나와 1분 후의 나 사이에는
늘 1분간의 시차가 난다
그 사이를 탈출하듯
9시 15분이다
지금은
계간 [다층] 2007. 여름호. 젊은 시인 7인선
'문예지발표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챙이 / 문 성 해 (0) | 2007.06.20 |
---|---|
머리끄락 / 마경덕 (0) | 2007.06.20 |
마흔 번의 낮과 밤 / 권혁웅 (0) | 2007.05.13 |
혁명을 추억함---쓸쓸한 詩論 / 우대식 (0) | 2007.05.11 |
공화국의 모든 길은 / 김선우 (0) | 2007.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