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랭보

악/랭보

자크라캉 2006. 8. 23. 15:01

 

 

                                               사진<미운 오리의 방>님의 블래닛에서

 

/ 랭보

기관총이 토해내는 붉은 핏빛의 침이,
종일토록 푸른 하늘을 향하여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는 동안,
붉은색,녹색으로 장식한 부대들이 잇따라
적의 대포를 맞고 쓰러져 가는 모습을 왕은 그들을 비웃고 있노라.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광기로 하여,
몇천만의 인간이 피투성이가 된 시산으로 화해버리고 있는데도,
─가혹한 열기 아래서,여름의 풀섶 아래서,기쁨으로 죽어간 가엾은 자
들이여.
'자연'이여! 아! 성스러운 인간들을 창조해냈던 그대여!
어처구니업구나. 신께서 무늬 제단포와 향료와,
황금의 성찬배에 둘러싸여 빙긋거리고 있으시다니요,
찬미가의 가락에 따라 몸을 흔드시면서 낮잠을 주무시고 계시다니요.


게다가 눈을 뜨실 때는 전사자들의 어머니들이,
고뇌로하여 기진맥진항게 된 속에서도,
손수건에 싸온 연보돈을, 눈물을
흘리면서,바쳤을 때만이라구요!


............arthur rimba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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