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속 詩

추파춥스/ 이원

자크라캉 2006. 8. 22. 08:28

 

 

 

                               사진<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

 

 

파춥스 / 이원

 

 

교복을 입은 아이가

깨진 보도블록 위에 추파춥스를 빨며 서 있었다

여자아이의 그림자를 차들이 계속해서 짓이기고 지나갔다

한 사내아이가 돌을 던지자

여자아이의 두 다리가 쨍그랑 깨져버렸다

돌 안에서 낯선 발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왔지만

여자아이는 여전히 추파춥스를 빨며 서 있었다

 

 

 

   - 2003년 현대문학상 수상시집- 중에서

 

 ☆ 프로필

 

 

시인 이원

 

 

1968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서울예전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후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를 마쳤다. 1992년 『세계의문학』가을호에「시간과 비닐 봉지」 외 3편을 발표하면서 등단,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문학과지성사,1996)와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문학과지성사, 2001) 등 2권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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