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
추파춥스 / 이원
교복을 입은 아이가
깨진 보도블록 위에 추파춥스를 빨며 서 있었다
여자아이의 그림자를 차들이 계속해서 짓이기고 지나갔다
한 사내아이가 돌을 던지자
여자아이의 두 다리가 쨍그랑 깨져버렸다
돌 안에서 낯선 발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왔지만
여자아이는 여전히 추파춥스를 빨며 서 있었다
- 2003년 현대문학상 수상시집- 중에서
☆ 프로필 |
시인 이원
1968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서울예전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후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를 마쳤다. 1992년 『세계의문학』가을호에「시간과 비닐 봉지」 외 3편을 발표하면서 등단,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문학과지성사,1996)와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문학과지성사, 2001) 등 2권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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