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시인

제6번비가悲歌

자크라캉 2006. 7. 31. 11:48

 

 

 

                            사진<미디어 다음>에서

 

6번비가悲歌 / 김춘수

 

H2O는 화학용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된다.

다섯 살 나던 해

주님 생일날 아침 나는

교회의 첨탑을 보았다. 첨탑에 꽂힌

은빛 커다란 십자가를 보았다.

거꾸로 매달린

종이천사를 보았다.

천사의 오동통한 허벅지를 보았다.

 

한 참 뒤 어느날 꿈에 나는

교과서 밖으로 나온

H2O를 보았다. 수소와 산소 그들이

하나가 되는 것을 보았다

잘생긴 악기 같았다.

모자를 벗고 나는

누구에겐가 절을 했다. 나는 그때

열다섯 살

중학 2학년생이었다

 

 

 

 

 

 

 

이름 : 

약력 : 
1922년 경남 충무 출생, 경기중학교 및 일본 대학에서 수학,한국시인협회상, 아세아자유문학상 등 수상, 경북대, 영남대 교수로 재직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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