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인들

사느냐, 죽느냐 / Shakespeare

자크라캉 2006. 4. 2. 01:11

 

 

사느냐, 죽느냐 / Shakespeare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잔인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마음 속으로 참는 것이 더 고상한가,


     아니면 고난의 물결에 맞서 무기를 들고 싸워


     이를 물리쳐야 하는가, 죽는 것은 잠자는 것-


     오직 그뿐. 만일 잠자는 것으로 육체가 상속받은


     마음의 고통과 육체의 피치 못할 괴로움을


     끝낼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심으로


     바라는 바 극치로다. 죽음은 잠드는 것!


     잠들면 꿈을 꾸겠지? 아, 그게 곤란해!


     죽음이란 잠으로 해서 육체의 굴레를 벗어난다면


     어떤 꿈들이 찾아올 것인지 그게 문제야.


     이것이 우리를 주저하게 만들고, 또한 그것 때문에


     이 무참한 인생을 끝까지 살아 가게 마련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누가 이 세상의 채찍과 비웃음과


     권력자의 횡포와 세도가의 멸시와


     변함 없는 사랑의 쓰라림과 끝없는 소송사태,


     관리들의 오만함과 참을성 있는 유력자가


     천한 자로부터 받는 모욕을 한 자루의 단검으로


     모두 해방시킬 수 있다면 그 누가 참겠는가?


     이 무거운 짐을 지고  지루한 인생고에 신음하며 진땀 빼려 하겠는가.


     사후(死後)의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면


     나그네 한번 가서 돌아온 일 없는


     미지의 나라가 의지를 흐르게 하고


     그 미지의 나라로 날아가기보다는


     오히려 겪어야 할 저 환란을 참게 하지 않는다면-


     하여 미혹은 늘 우리를 겁장이로 만들고


     그래서 선명스러운 우리 본래의 결단은


     사색의 창백한 우울증으로 해서 병들어 버리고


     하늘이라도 찌를 듯 웅대했던 대망도


     잡념에 사로잡혀 가던 길이 어긋나고


     행동이란 이름을 잃게 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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