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득
송준영
1호선 지하철 분실물신고센터에 있는 건
하얀 차돌 두어 개와 나를 따라온
청태 사이로 비치는 오대산 맨가슴 그리고
가부좌 틀고 있는 청량선원이네 그곳엔
내가 주워온 금빛 옷을 걸친 늙은 부처 아니
법당 왼쪽에 단정히 앉아있던
이마 말간 문수동자가 있네 아니 이 날
툇마루에 졸고 있는 하늘 한 자락과
푸른 솔잎 입에 문 물총새 한 마리 그리고
솔바람이 있네 아니 지하철분실물센터
알림판엔 깔깔 웃음웃던 습득물이 붙어
있네 동굴 속으로 고함지르며 사라진
습득*이 붙어있네 습득이 보이네
*습득은 당나라 때 사람. 국청사 풍간 선사가 주워 키웠다. 한산
과 늘 같이 한암 깊은 굴에서 지냈고 절에서 허드렛일하여 밥을
얻었고 미친 짓하면서도 선도리에 맞았고 시를 잘했다. 태주자
사가 한암으로 찾아가 옷과 약을 주니 `도적놈아 도적놈아 물러
가라' 하며 웃으면서 한암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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