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그림과 음악

안부, 사랑보다 깊은 / 김용식

자크라캉 2006. 3. 2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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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사랑보다 깊은

 

 

 

 

가끔은 까마득하게 잊혀진 사람이 안부를 물어와 기쁠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안부가 사랑이란 말보다 더 절절히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잘 있니?
뭐먹고 사니?


안부의 말은 짧지만
그 속에는
보고 싶다는 말보다 더 애틋한 마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묻고 싶은 말은 너무 많지만
무슨 말부터  꺼내야할지 몰라
단 한마디밖에 할 수 없을 뿐
그 한줄짜리 안부속에는
사랑보다 더 깊은 뜻이 숨어있습니다.


홀로 구석진 방에 틀여박혀
긴긴 겨울밤을 지새워본 적 있는 사람이면 잘 알 겁니다.
내게 안부를 묻는 사람이 없다는 게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만
그럴만한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게
얼마나 슬프고 아픈  일인지를
무수히 많은 사람의 마을에 살면서
내게 안부를 묻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게
얼마나 쓸쓸하고 막막한 일인지를


이토록 마음마저 시린,
사랑이 절박한  세상에서
사소한 관심이
사소한 말 한마디가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 일인지를
얼마나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는 일인지를   

 


 

 

 

詩.김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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