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 심은섭
기아나 형무소 독방 301호실
빠삐용
9회 말
투 아웃
투 스트라이크
타석에 선다
간수들의 눈초리는 늘 칼날이다
술 몇 잔에 목관을 짜는 사람도 있다
공은 이미 회오리 바람
독방 빠삐용은 절망을 거부 한다
포수 손에 와 닿는 0.1초
9회 말
투 아웃 투 스트라이크
악마의 섬*에서 만루홈런을 날린
그는 몽마르뜨 언덕의 벤치에 앉는다
너는 이겼다
친구여…
넌 자유롭고 사랑 받는 네
미래의
주인으로 여기에 있다
그의 독백을 생각하며 사람들은
7할의 타율을 꿈꾸며
성호를 긋는다
<시와세계> `05년 여름호
심은섭
200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
011-376-6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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