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작시

9회말

자크라캉 2006. 2. 21. 21:17
                                 

 

 

 

9회말 / 심은섭

 

 

기아나 형무소 독방 301호실

빠삐용

 

9회 말

투 아웃

투 스트라이크

타석에 선다

간수들의 눈초리는 늘 칼날이다

술 몇 잔에 목관을 짜는 사람도 있다

공은 이미 회오리 바람

독방 빠삐용은 절망을 거부 한다

포수 손에 와 닿는 0.1초

9회 말

투 아웃 투 스트라이크

악마의 섬*에서 만루홈런을 날린

그는 몽마르뜨 언덕의 벤치에 앉는다

 

너는 이겼다 친구여

넌 자유롭고 사랑 받는 네 미래의

주인으로 여기에 있다

 

그의 독백을 생각하며 사람들은

7할의 타율을 꿈꾸며

성호를 긋는다

 

 

<시와세계> `05년 여름호

 

 

 

 

심은섭

200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

011-376-6812

shim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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