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중년들 삶의 여유>님의 카페에서 캡처(http://cafe.daum.net/rest1234rest/92iD/)
단오별곡
누이와 나는
강뚝에 앉아 난장을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
그네뛰기, 씨름
창포머리 감기, 관노가면극
엿장수 가위질은 기타소리 보다 더 아름다웠다.
누이와 나는
들고양이처럼 난장을 바라다 보는 것이 좋았다
말을 잃어버리고
넋을 잃어버리고
난장을 바라다 보는 것이 한 없이 기쁜 일이었다
누이와 내가
연어떼가 돌아오지 않는 남대천 강변을 거닐며
말을 잃어버렸을 때
넋을 잃어버렸을 때
누이의 머리카락 속에 꼭꼭 숨는 단오를 보았다
누이와 나는
매양 수양버드나무 아래에 앉아 눈을 크게 뜨고
무녀의 눈빛을 읽으며
신목의 떨림을 들으며
유년이 잘려나가는 눈이 큰 들고양이가 되었다
-2015년, <시인정신> 가을호에 게재
<약력>
* 심은섭
* 문학박사
* 시인 and 문학평론가
* `04년 시 전문지 월간『심상』으로 시인 등단.
* `0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詩부문 당선.
* `08년 『시와세계』로 <문학평론가 > 등단
* (현)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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