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 / 김덕규

자크라캉 2010. 4. 6. 15:17

 

 사진<산길의 산행이야기>님의 블로그에서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 / 김덕규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

772함은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

 

칠흑의 어둠도

서해의 어떤 급류도 당신들의 귀환을 막을 수 없다.

작전지역에 남아 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772함 나와라

가스터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 가기전에 귀대하라.

 

772함 나와라.

 

유도조정실 안경환 중사 나오라

보수공작실 박경수 중사 대답하라

후타실 이용상 병장 응답하라.

 

거친 물살 헤지고 바다 위로 부상하라

온 힘을 다하며 우리 곁으로 돌아오라.

 

772함 나와라

 기관조정실 장철희 이병 대답하라

사병 식당 이창기 원사 응답하라

 

우리가 내려 간다.

SSU팀이 내려 갈 때까지 버티고 견뎌라.

 

772함 수병은 응답하라

호명하는 수병은 즉시 대답하기 바란다.

 

남기훈 상사, 신선준 중사, 김종헌 중사,

박보람 하사, 이상민 병장, 김선명 상병,

강태민 일병, 심영빈 하사, 조정규 하사,

정태준 이병, 박정훈 상병, 임재엽 하사,

조지훈 일병, 김동진 하사, 정종률 중사,

김태석 중사, 최한권 상사, 박성균 하사,

서대호 하사, 방일민 하사, 박석원 중사,

이상민 병장, 차균석 하사, 정범구 상병,

이상준 하사, 강현구 병장, 이상희 병장,

이재민 병장, 안동엽 상병, 나현민 일병,

조진영 하사, 문영욱 하사, 손수민 하사,

김선호 일병, 민평기 중사, 강준 중사,

최정환 중사, 김경수 중사, 문규석 중사.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전선의 초계는 이제 전우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이다.

 

대한민국을 보우하시는 하나님시여,

아직도 작전지역에 남아 있는

우리 772함 수병을 구원하소서.

 

우리 마흔 여섯 명의 대한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뜻한 집으로 생환(生還)시켜 주소서.

부디 그렇게 해 주소서.

 

   

 

[작가 약력]

 

 image

 

- 김덕규

- (현) 부산 동아대학교 의과대학교 교수

- 미국 베일로 의대 연수

- 육군 대위 군의관 출신의 예비역 장교

 

 

 

 

 

 

 

파헬벨 / 캐논 변주곡

Pachelbel, Johann, (1653~1706)

 

 

 

[출처 : <동아일보>2010. 4. 2(금)일자]

 

 

 

출처 : <동아일보>2010. 4. 2(금)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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