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

절명시 4수 / 황매천 선생

자크라캉 2010. 1. 30. 14:25



                                       사진<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님의 카페에서

 

 

명시 4수 / 황매천 선생

(한글 번역판)

 

 제1수

 

 난리 속에 어느덧 백발의 나이

 몇번이나  이 목숨 버리려 하여도 그러지 못했네.

 오늘에야 참으로 어찌 할  수 없어라

 바람에 날리는 촛불이  푸른 하늘에 비치고 있네

 

 제2수

 

 나라가 망하자  궂은 기운 덮여

 대궐이 어두워서 시간도 더디구나

 이제부터는 조칙을 받을 일이 없으니

 구슬 같은 눈물이 흘러흘러  종이를 적시네

 

 제3수

 

새와 짐승도 슬피울고 강산도 찡그리니

무궁화 이 세상은 망하고 말았구나

등잔 아래 책을 덮고 지난 역사 헤아리니

글을 아는 사람 구실 정녕 어렵구려

 

제4수

 

벼슬을 못하여 조그만 공도 없으니

다만 인을 이룰 뿐이요, 충은 아니었네

끝맺음이 겨우 송나라 윤곡을 따를 뿐이니

송나라 진동을 못 따름이 부끄럽구나. 

 

 

1910. 음 8.6  지음 (1910.9.9 양력)

 

[약력]

 

황현(黃玹, 1855년 ~ 1910년 9월 7일)은 조선 말기의 선비로 우국지사이며 대한민국의 독립유공자이다. 아호는 매천(梅泉). 본관은 장수. 학자 황의돈과 일가이다

 

전라남도 광양 출생으로, 구례에서 성장했다. 1892년운현궁에서 화약이 터지고 여러 건물에 장치된 화약이 발각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황현은 명성황후를 배후로 지목하였다. 그에 의하면 운현궁의 폭탄 테러 사건은 명성황후가 흥선대원군 일가를 폭살하기 위해 벌인 것이라고 하였다.[1]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낙향하여 제자를 양성하며 지내다가, 1910년 한일 병합 조약 체결을 통탄하며 조약 체결 일주일 후 구례의 집에서 음독 자살했다. 자결하면서 남긴 〈절명시(絶命詩)〉는 장지연이 주필로 있었던 《경남일보》에 실렸고, 경남일보 필화 사건의 원인이 되었다.

 

'참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 속의 집 / 이상국  (0) 2010.02.02
해방서시(序詩)/김정환  (0) 2010.02.02
절명시 / 전봉준  (0) 2010.01.30
절명시 / 안중근 의사  (0) 2010.01.30
오리무중 / 고형렬  (0) 2010.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