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

그 여자 /오규원

자크라캉 2009. 10. 4. 23:20

 

 

사진<부동산카페마당>님의 카페에서

 

 

여자 / 오규원

 

거울 속에, 그 여자는 구두를 벗고
거울 속에, 그 여자는 침대 위에 던져 놓은 스타킹을 그대로 두고

거울 속에, 그 여자는 흐린 별을 보던 창을 두고

거울 속에, 별에 녹아버린 눈동자를 그냥 두고

그 여자는, 거울 속에 피우던 담배를 재떨이에 두고

연기 한 줄기 두고

그 여자는, 거울 속에 꽃병에 시든 꽃을 그대로 두고

거울 속에, 그 여자는 마른 눈물을 화장대 위 손수건 사이에 두고


그 여자는 사라졌다
아득히 거울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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