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시인

거울 / 김춘수

자크라캉 2008. 8. 20. 16:23

 

사진<amo te 그리고...>님의 카페에서

 

  / 김춘수

거울 속에도 바람이 분다.
강풍이다.
나무가 뽑히고 지붕이 날아가고
방축이 무너진다.
거울 속 깊이
바람은 드세게 몰아붙인다.
거울은 왜 뿌리가 뽑히지 않는가,
거울은 왜 말짱한가,
거울은 모든 것을 그대로 다 비춘다 하면서
거울은 이쪽을 빤히 보고 있다.
셰스토프가 말한
그것이 천사의 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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