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시인

결국 나는 너이다 / 이승훈

자크라캉 2008. 7. 16. 09:58

 

국 나는 너이다 / 이승훈

 

결국 나는 너이다/네가 있기 때문이다/네가 죽어가기 때문이다/나는 내가 죽어가기 때문이다/나는 있다 네가 죽어가기 대문이다/나는 있다 네가 죽어가기 때문에/나는 네 속에 박힌 돌이기 때문에/나는 너의 입/천당 같은 꽃잎/아니 나는 너의 배곱/나는 너의 발/너의 발은 눈물이다/너의 발은 너의 손이다/너의 발은 뛴다/공기 속을 첨벙대며/멈추지 않는 것/비로소 눈을 뜨는 것/비로소 너의 눈 속에/타오르는 것/너의 눈 속에/타오르는 언덕과/타오르는 강물과/너의 눈 속에/타오르는 새와/웃음과 느낌과/결국 나는 너이다

 

                        - 이승훈, 『사물들』,고려원, 1983, pp.1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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