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4산우회>님들의카페에서
안녕 블라디보스톡 / 신정민
혼자서 밤길을 걷는다는 것은
시든 베고니아 꽃보다 슬픈 것
보드카로 달래보는 추위는 사랑을 견딜 수 없게 하고
팔짱을 끼고 걷는 어둠은 떠나 버린 연인을 더욱 그립게 한다
사랑보다 이기적인 것은 없더라
연인을 좀 더 생각하다 가겠으니 시간 먼저 가라던 노래
낯선 곳에 묻어두고 오겠다던 이름아
맹세는 늘 어긋나더라
가슴 안 가슴을 가진 러시아 인형들아
영혼은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말 사실이더냐
카페 앞을 서성대던 처녀들이 콜택시를 타고 사라질 때
지상에 닿지 못한 별빛 아래 무표정한 누이보다 쓸쓸해서
시린 손끝에 입김을 불어본다
타향아 , 나 잠시 다녀간다
성냥불 같은 이 순간들이 꺼지면
바다 끝에 누가 서있는지 나, 더 이상 묻지 않으마
[신정민 시인]
* `61년 전북 전주 출생
* `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詩 부문 당선
* `08년 시집 <꽃들이 딸꾹> , 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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