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양산동면마을>님들의 카페에서
해 / 신정민
깊은 바다 어딘가에
해를 만드는 대장간이 있다
울렁이는 파도거죽을 들추면
쇳덩이 두들기는 메질소리
불이 괄하게 핀 화덕속에서
방금 꺼낸 시뻘건 쇳덩이 모루에 놓고
어둠 두둘기는 소리 들린다
쩍쩍 금이 가려는 해
풋울음 멈추고 제 울음 찾아 올 때까지
둥근 가장자리 반반해지도록 딤금질한다
맞을만큼 맞아야 빛나는 해
곰망치로 햇살을 편다
단쇠 냄새 뒤엉킨 풀무소리 그치면
나이테를 새긴 방짜해가
수평선 위로 쑤욱 떠오른다
감은 눈에도 새벽은 그렇게 온다
[신정민 시인]
* `61년 전북 전주 출생
* `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詩 부문 당선
* `08년 시집 <꽃들이 딸꾹> , 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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