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반쪽의brg>님의 블로그에서
빈터 / 심재상
난데 없는 봉창 하나가
봉창에 걸린 초생달 하나가
바람벽이 끌어안은 그림 하나가
목낫같이 굽은 산길 하나가 길 위의
중늙은이 사내 하나가 사내가 떠메고 가는 지게 하나가
지게 위의 나뭇단 나뭇단 위의 진달래 진달래 위의 호랑나비
한 줌도 안되는 핏덩이가 나아갑니다 피눈물로 범벅이 된 세상 속으로
가뭇없이 사라집니다 아닌 밤중의 홍두께처럼
햇살보다 환한 그늘이 눈 아픕니다
[2003년<넌 도돌이 표다> 문학과지성사]
<약력>
심재상
- 1955년 강릉에서 출생
- 서울대 사범대 불어과 동대원 불문과 졸업
- 「노장적 시각에서 본 보들레르의 시세계」로 박사학위 받음
- 1995년 계간 『문학과 사회』로 등단
- 1995년 첫시집『누군가 그의 잠을 빌려』를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냄
- 2003년 두번째 시집 『넌 도돌이 표다』를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냄
- 현재 관동대학교 프랑스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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