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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파브르/화가이자, 조각가, 희곡작가, 오페라와 연극의 무대연출가, 안무

자크라캉 2007. 10. 16. 13:11

 

 

(관련기사)

 

파브르는 현재 유럽에서 유명한 화가이자, 조각가, 희곡작가, 오페라와 연극의 무대연출가, 안무가, 무대장치와 의상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보이는 다재다능함으로 인해 르네상스 시대의 다 빈치에 비견되고 있는 인물이다.
「파브르 곤충기」로 유명한 곤충학자인 앙리 파브르의 증손자로 출생하여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곤충에 대한 지적인 관심은 신체에 대한 그의 오랜 관심과 더불어 예술활동에 있어서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유년시절부터 자신이 살고 있는 거리의 표지판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서 걸어놓는 것으로 예술활동을 시작한 그는 〈돈 공연 Money-Performance> 공연 중 돈을 불태워 그 재로 돈(money)이라고 쓰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공연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른 공연에서는 자신의 피로 드로잉을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훗날의 신체 3부작과 체액 3부작을 예견케 하였다.
얀 파브르는 그의 공연을 항상 3부작으로 구성하여 연극에서 오페라로, 오페라에서 무용으로 그의 지평을 넓히는 장치를 스스로 만들고 있다. 그 결과 얀 파브르의 작품은 장르를 구분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 이번에 공연될 <눈물의 역사 History of Tears〉도 연극과 무용, 음악 및 문학과 시각적 효과가 어우러진 종합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80년대 연극에 대한 첫 삼부작 중 8시간이 넘는 연극〈이것이 바라고 예견해 왔던 연극이다 This is the theatre one should have awaited and expected〉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얀 파브르는 이 작품과 베이스 비엔날레 오프닝 공연 이었던 〈연극의 광기의 힘 The power of theatrical frenzy〉을 통하여 현대연극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람의 하나가 되었다.
90년대 중반 유명한 신체 3부작〈달콤한 유혹 Sweet Temptations〉〈세계적인 저작권 Universal Copyrights〉〈불타오르는 상 Glowing Icons〉를 통하여 본격화되기 시작한 얀 파브르의 신체에 대한 탐구는 2000년대에 체액으로 형상화 되어 체액 3부작의 첫 작품〈나는 피다 Je suis sang〉와 2004년의 〈울고 있는 육체 The Crying Body〉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그동안의 공연에 대한 업적을 인정받은 얀 파브르는 2005년 아비뇽 페스티벌의 주빈으로 초청되어 그의 체액 3부작의 마지막인 〈눈물의 역사 History of Tears〉를 초연하면서 다시금 세계적인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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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파브르의 충격적인 무대가 한국에 도착한다. 알몸으로 뛰어다니던 무용수들은 무대위에서 오줌까지 싼다. 10일부터 3일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될 ‘눈물의 역사’다. 지난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파격적인 무대와 야유와 찬사가 엇갈리는 평가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공연은 10여 명의 무용수가 15분 동안 울음을 터뜨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수 백 개의 유리 그릇과 수십 개의 사다리 같은 오브제와 20여 명의 무용수가 나체로 무대를 뛰어다니는 표현 방법은 충격 그 자체다.
‘눈물의 역사’는 인간의 몸에서 나오는 물에 주목한다. 몸을 통해 배설되는 물은 눈물, 땀, 그리고 오줌. 무대 위에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면서 현대사회에서 본성을 잃은 인간들을 표현한다. 동물적인 인간 육체의 나약함을 드러냄으로써 인간이 겪어야할 환희와 고통을 그려내는 것이다.
‘파브르 곤충기’로 유명한 앙리 파브르의 증손자인 얀파브르는 ‘현대의 다 빈치’라고 불린다. 조각가, 희곡 작가, 무대연출가, 안무가 의상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선보이는 작품은 연극, 음악, 무용 등 여러 장르를 꿰뚫는 복합 총체극. 80년대 돈을 불태워 남은 재로 돈(money)이라는 글을 써보이는 퍼포먼스로 주목받기 시작해 ‘신체 3부작’ 등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의 이번 작품 ‘눈물의 역사’는 2000년대 들어와 차례로 만든 ‘나는 피다 ’, ‘울고있는 육체’에 이은 체액 3부작의 완결판이다.
공연에 앞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얀파브르는 공연 중의 파격적인 노출에 대해 “땀과 눈물, 오줌 등 물에 관한 작품이니 당연한 것”이라며 “관객들이 싫어할 수도 있지만 그들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예술과 외설 논란을 불러일으킨 그의 작품이 한국 무대에서는 어떤 반응과 평가를 얻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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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품에서 노출은 중요하다. ‘눈물의 역사’라는 제목을 가진 이번 작품에서는 눈물의 다른 형태인 땀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그려지는데 옷을 입힌 상태에서는 이것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 취약한 인간의 몸을 드러내기 위해서도 노출은 필수적이다.”

지난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소개됐던 무용극 ‘눈물의 역사’ 한국공연(10∼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앞두고 있는 안무가 얀 파브르(48•사진)는 극 중반 약 15분간 지속되는 남녀 무용수들의 알몸 공연이 예술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변했다. 무용수들이 신체를 학대하거나 심지어 오줌을 누는 행위에 대해서도 “관객들이 불쾌해 할 수도 있지만 그들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벨기에 브뤼셀 대광장에 가면 오줌싸개 소년 동상이 있는데 그 이미지는 자못 시적이다. 한국 관객들도 피와 눈물과 오줌과 땀의 진정성을 인식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몸이 원초적으로 배출하는 3가지 체액(눈물, 땀, 오줌)을 통해 절망적인 인간의 역사를 탐구하는 ‘눈물의 역사’는 지난해 초연 때도 유럽 예술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작품이다. 90년대 중반 ‘달콤한 유혹’ ‘세계적인 저작권’ ‘불타는 아이콘’ 등 신체 3부작을 통해 국제적 명성을 얻었던 얀 파브르는 2000년대 들어 ‘나는 피다’ ‘울고 있는 육체’ 등 이른바 체액 3부작으로 불리는 작품을 연속적으로 무대에 올렸고 이번에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눈물의 역사’는 이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춤이 중요한 표현의 도구로 등장하지만 대사가 있고 다분히 연극적인 ‘눈물의 역사’에는 절망의 기사와 바위, 그리고 개가 등장한다. 얀 파브르의 설명에 따르면 절망의 기사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상징하는 바위는 끊임없이 눈물을 흘린다. 또 대낮에 등불을 밝혀들고 무엇인가를 찾아헤매는 개는 권력을 냉소했던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상징한다. 얀 파브르는 “우리는 우리의 축축한 본성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면서 “그것은 자연적인 본성이 소외되는 시대, 즉 메마름의 시대에 다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물(체액)의 상실과 자연적인 육체에 가해지는 검열을 우의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눈물의 역사’에는 사다리, 유리 등 상징적인 오브제가 많이 등장한다. 무용수들은 고통스럽게 유리병을 끌어안거나 팔과 다리 사이에 끼우고 높은 사다리를 아슬아슬하게 기어오른다. 마치 행렬을 이루는 듯한 이들의 순례는 인간이 지나온 절망과 고통의 궤적을 보여주는 듯하다.

안무가 외에도 화가, 희곡작가, 무대연출가 등 전방위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얀 파브르가 전설적인 곤충학자 앙리 파브르의 증손자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그는 “할아버지가 곤충을 관찰했듯이 나는 인간을 관찰한다”면서 “곤충과 동물, 그리고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그것들은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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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름다움을 섬기는 사람(servant of beauty)입니다. ” 10∼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무용극 ‘눈물의 역사’ 연출을 위해 한국에 온 벨기에 안무가 얀 파브르(48)는 자신을 이렇게 규정했다.
땀과 눈물, 오줌이 난무하는 ‘눈물의 역사’는 인간의 육체에 가해지는 이성과 통제의 검열을 우의적으로 비판한 작품. 무용수들이 벌거벗은 채 뛰어다니는가 하면 배뇨 장면까지 보여주는 충격적인 작품이다.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파브르는 작품에 쏟아지는 비난과 찬사를 의식한 듯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혔다.“아름다움은 나비처럼 상처받기 쉬운 것입니다. 아름다운 동작은 누구나 만들어낼 수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의미입니다. 미는 윤리의 출발점이에요. 나의 작품에서 무용은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신체를 연구하기 위한 매개일 뿐입니다.” 세상의 부조리한 질서에 도전하는 몸짓이라면, 체액 심지어 오줌까지도 그에겐 불결한 것이 아니다.
파브르는 화가, 조각가, 희곡작가, 오페라ㆍ연극 연출가, 안무가, 무대•의상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현대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로 불리는 전방위 예술가.70년대 입장료로 받은 돈을 불태워 그 재로 ‘돈’이라고 쓰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파브르 곤충기’로 유명한 곤충학자 앙리 파브르의 증손자여서인지 그 또한 곤충에 관심이 많다.“곤충은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컴퓨터입니다. 인간에게 곤충의 피부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곤충과 동물, 인간의 행동을 비교 연구해 전혀 새로운 무용 동작을 창조해내곤 하지요.” 곤충에 대한 호기심이야말로 그에겐 예술적 영감의 원천인 셈이다.
이번 작품은 ‘나는 피다’‘울고 있는 육체’로 이어지는 파브르 체액 3부작의 완결편. 체액으로 형상화된 그의 신체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천재적인 감수성이 돋보이지만 때론 ‘실체 없이 혼란만 야기하는 인물’이란 비난도 아울러 듣는 그의 작품이 한국 관객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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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는 마치 나비와 같다. 너무 취약해서 깨지거나 부서지기 쉬운 것이다. 아름답다고 만지면 상처를 입고 파괴된다. 인간의 몸도 마찬가지다.”
‘21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벨기에의 전방위 예술가 얀 파브르(48•사진) 씨. 자신의 무용극 ‘눈물의 역사’ 한국 초연을 위해 내한한 그는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스로를 ‘미의 수호자’라고 칭했다. 그는 사람 몸의 아름다움을 현미경을 통해 들여다보듯 몸의 기관 하나하나, 혈액의 흐름까지 탐구해 나가는 무용가다.
그는 10∼12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무용극 ‘눈물의 역사’를 올린다. 지난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세계 초연돼 찬사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던 이 작품은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느끼는 고통과 환희를 땀, 눈물, 오줌 등과 같은 체액을 통해 표현한다. 수백 개의 투명한 유리 용기가 놓인 무대 위에 20여 명의 벌거벗은 무용수가 등장해 15분간 울어대는 것으로 시작해 시종 전라 상태에서 진행되는 공연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는 이 작품을 둘러싼 숱한 논란에 대해 “어릴 적 부모님은 내가 팔꿈치에 상처를 입으면 ‘아침에 나오는 첫 오줌’을 바르도록 했다”며 체액이 생활과 얼마나 잇닿아 있는가를 강조했다.
“브뤼셀의 명물인 ‘오줌 누는 아이’ 동상을 보며 불쾌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흘리는 땀, 눈물, 피, 오줌 등 체액의 긍정적 의미를 되찾음으로써 우리의 인생을 더욱 깊이 이해하자는 것이 내 춤의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노출 논란’에 대해서도 “옷을 입고 있으면 인간의 땀이 보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파브르 씨는 곤충학자 앙리 파브르(1823∼1915)의 증손자. 비주얼 아티스트로 출발한 전방위 예술가이지만 생물학과 해부학, 생리학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곤충과 동물, 인간의 움직임을 비교 연구해 안무의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증조부가 지은 ‘곤충기’에 곤충의 행동을 관찰한 스케치가 있는데 안무를 구상할 때 그 그림들이 큰 도움이 된다. (인간의 몸을 관찰해) 피부와 뼈대가 서로 대화를 나누게 하고, 인간에게 새로운 피부를 갖게 하고자 하는 노력이 바로 나의 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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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화제인 공연 ‘눈물의 역사’를 만든 벨기에 예술가 얀 파브르(48)가 서울에 왔다. 10~12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를 이 작품은 지난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을 발칵 뒤집어놓은 화제작이다.
그가 안무, 대본, 연출을 도맡은 이 작품은 무용수들이 15분간 악을 쓰며 우는 것으로 시작해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채 뛰어다니거나 무대에서 오줌을 싸는 등 그야말로 시각적 충격의 연속이다. 아비뇽에서는 환호와 야유가 엇갈렸다. 그가 해온 모든 작품이 다 그랬다. 혹시 도발을 즐기는 것은 아닐까.
“결코 도발하려는 게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도발적일 수는 있겠지만, 그게 출발점은 아니지요. 관객들이 충격을 받거나 놀랄 수는 있어요.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까요.
이 작품에서 노출은 아주 중요하고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옷을 다 입은 채 흐르는 땀을 보여주기는 힘드니까요. 제게 아름다움은 유리처럼 깨지기 쉽고 나비처럼 약한 것입니다. 벗은 육체는, 그리고 이 작품에 등장하는 수백 개의 유리그릇은 인간 육체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인간의 ‘몸’은 그가 최근 10년 동안 매달려온 화두다. 그리고 ‘눈물의 역사’는 전작 ‘나는 피다’ ‘울고 잇는 육체’를 잇는 체액 3부작의 완결편이다.
“사람들은 피와 땀, 눈물, 오줌을 부정적으로 보지만, 저는 체액이 인체 내부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거부하고 억압하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어요. 어릴 때 제 어머니는 다친 상처에 오줌을 바르게 하셨죠. 5년 전 ‘나는 피다’라는 작품에서 저는 제 피로 그림을 그렸는데, 그건 옛날 화가들이 뼛가루나 피를 물감에 섞어 더 선명한 색을 내던 전통에서 나온 거에요. 체액은 본래 긍정적인 것이었죠.
저는 그 힘을 되살리고 싶어요. ‘눈물의 역사’는 연극적인 작품입니다. 눈물, 땀, 오줌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지며 인간의 취약성을 말하지요. 이 작품은 체액을 잃어버린 메마른 시대를 향해 던지는 선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물은 공감과 연민, 자기개방의 신호입니다. 우리는 우는 법을 배워야 해요. 재앙이 닥친 뒤에 속절없이 울 게 아니라, 닥치기 전에 말이죠. 운다는 것은 서로 보살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우는 법을 보여주려고 연출해 보이는 장면들 때문에 사람들은 당황하거나 불쾌해 하기도 한다. 정제된 춤이라야 무용이라고 여기거나, 추한 것은 아름답지 않다고 믿는 사람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런 반응은 그의 미학이 남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운 몸짓은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제게는 그보다는 그런 아름다움이 어디서 비롯돼 어디로 가는가, 철학적, 정치적 맥락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가 더 중요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안무가가 아니라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방어하는 사람, ‘미의 하인’입니다.”
그는 전방위 예술가다. 시각예술가로 출발해 무대예술로 영역을 확장해 화가, 조각가, 희곡작가, 오페라와 연극 연출가, 안무가, 무대장치와 의상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파브르 곤충기’의 작가 앙리 파브르의 증손자로 어릴 때부터 곤충에 관심을 쏟았고 해부학과 생리학을 공부했다. 그런 이력이 육체와 체액을 탐구하는 집요한 작업의 바탕이 됐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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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전위’이고, 이 시대 최후의 ‘전위’가 될 겁니다.”
‘21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불리는 벨기에의 전방위 예술가 얀 파브르(48)가 서울에 왔다.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옅은 카키색 스웨터를 입었다 벗었다 하며, 철학적이고 학구적인 회견을 이어갔다.
오는 10~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르는 얀 파브르의 <눈물의 역사>는 지난해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아비뇽페스티벌 ‘영예의 전당’ 무대에 3번이나 초청될 정도로 당신은 이미 주류가 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겉으로 보면 쉬워보이지만 나는 여전히 가시밭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예술행위를 시작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어요. 지난해 공연(아비뇽페스티벌) 때도 관객들 반응은 비슷했어요. 중간에 나가버리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주최 쪽도 나를 초청할 때 늘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한다고 합니다. 그들이 나를 초청하는 이유는 제 공연에 뭔가 새로운 것이 있고, 논란이 생기기 때문이지, 내가 주류이기 때문은 아니에요.”
얀 파브르의 주된 관심은 ‘인간의 몸’이다. 춤은 몸을 연구하기 위한 하나의 매개체에 불과하다. 해부학과 생물학, 생리학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는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몸’을 탐구하고 있다. <파브르 곤충기>로 유명한 얀 앙리 파브르의 증손자인 그가 곤충과 동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기존 안무가들과는 다른 새로운 몸의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연극과 무용, 문학과 미술, 철학 등을 모두 포괄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비주얼 시어터’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출했다. 늘 전복적이고 도발적인 상상력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데, <눈물의…> 역시 20명의 무용수들이 완전히 발가벗은 채 뛰어다니고, 무대 위에서 오줌을 싸는 등 ‘해괴한’ 일들을 벌인다. 물, 특히 인간의 몸에서 나오는 액체가 이번 작품의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가 노출을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의상은 지루하”기 때문이다. “옷을 입으면 ‘땀’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옷을 입지 않은 몸이 인간 신체의 취약함을 드러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부러 도발을 꾸미지는 않지만, 피하지도 않는다. “오줌을 싸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죠. 우리가 날마다 하는 일이고, 렘브란트의 작품 중에는 여성이 오줌을 누는 장면도 있어요. 저는 그런 것들을 재구성해 작품으로 만드는 거구요.” 작품 자체가 아니라 옷을 벗느냐 여부가 세간의 관심이 되는 것은 공연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그만큼 뒤처졌음을 말해준다. 이 작품을 공동제작한 예술의전당은 그런 사회 통념에 도전이라도 하듯, 관람 연령을 8살로 대폭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