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yuN>님의 블로그에서
모과 / 심은섭
그 무엇이 아무리 애를 써 준다 해도
꽃이 될 수 없는 모과야
너는 너의 모습에서 더 이상 벗어날 수가 없다
장미꽃들의 음모로 젖몸살을 앓던
어느날, 마른 잎이 자꾸만 바스락거려
나목裸木이 되었구나
근엄한 모자를 잃고 불면의 밤과 상담을 끝낸
내 몸에서도
마른 잎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피부로 알았던, 이 외투
헐거워진 어깨 위로 저녁 시간들이 몰려 온다
맨 살이다
모과
내가 너와 같구나
2007년 <우리시>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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