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시인

제17번비가悲歌 / 김춘수

자크라캉 2006. 9. 8. 16:44
 

 

사진<계백>님의 블로그에서

 

17번 비가悲歌 / 김춘수

 

 

불국사 뒤뜰 언덕배기

가맣게 탄 망개알, 가을이

그 언저리에 머문다.

강아지 한 마리 본체만체, 그러나

그의 덩덜미에도 가을이 잠시

머문다. 돌아보니

대낮에 철새 한 무리

울고 간다.

그쪽에는 그 옛날

모래 위에 서 있다

모래에 쓸린

戶 천 오백 칠십의

樓蘭이란 나라가 있었다.

십년에 한 번 비가 오면* 지금도

양파의 하얀 꽃이 피는,

 

 

*고비사막에는 10년에 한 번 비가 오면 여기저기 양파의 하얀꽃이

  핀다.(陳舜臣 <燉惶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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