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바람과 봄 / 문삼석 <조선일보 `06년 3월 29일자 1면 게재>

자크라캉 2006. 3. 30. 16:44

 

바람과 봄 /문삼석

 

 

바람이 마른 들판을 찾아다니며

풀씨들의 잠을 깨웠습니다

 

"아, 잘 잤다."

 

잠에서 깨어난 풀씨들은

들판 가득 파란 천을 깔았습니다

 

"꽃점을 찍어야지."

 

바람은 파란 천 위에

빨간 꽃점을 찍었습니다.

 

바람은 또 군데군데

노란 꽃점도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