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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인 100명 ‘육필展’ 연다/ 문화일보

자크라캉 2006. 3. 1. 19:40
2006년 2월 25일 (토) 13:26   문화일보
시인 100명 ‘육필展’ 연다
인사동 술집 ‘시인학교’ 살리기 너도나도......

우리 시대 대표적 시인 100여명과 화가, 도예가들이 참여하는 육필시 그림도자전이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트윌갤 러리에서 열린다.

‘사랑을 머금은 자 이 봄 목마르겠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인사동 술집 ‘시인학교’를 다시 열기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한 것이다.

시인학교는 지난 30년간 인사동에 자리하며 시인묵객들의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했던 문화사랑방 주점이었다. 문화예술인이 서로 교류하는 마당으로서뿐만 아니라 시화전, 시낭송회를 열고 때로는 시인의 강의를 듣거나 문학지망생들이 습작을 돌려 읽으며 열띤 토론을 벌이는 문학학교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가을 경영난으로 부득이 문을 닫아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안타깝게 여겨왔다. 한때 시인학교 교장으로 불렸던 주인 정동용 시인은 이제 일용직 일자리를 떠돌고 있다.

소설가 김주영씨를 대표로 하는 ‘문학과 문화를 사랑하는 모임 ’은 대산재단-교보문고와 공동주최로 시인학교를 살리기 위한 시화전을 기획, 그동안 시인들의 육필 원고를 받아왔다. 신경림, 김지하씨 등 원로시인에서부터 정현종, 정호승, 문태준씨 등 중견·신진 시인까지 두루 참여했다. 100여명에 달하는 시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육필로 쓴 것은 전시회용으로서뿐만 아니라 현대문학사의 기록으로도 소중하게 남을 듯하다.

김선두, 민정기, 이인, 장원실, 최석운, 황승호씨 등 유명 화가 들이 시인들의 작품에 그림을 붙인 것도 문학과 그림의 교류가 더 풍성해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회 는 막사발 장인 김용문씨가 육필 시를 집어넣어 구운 도자와 막 사발 500여점을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학 사랑 모임’의 이종주 간사는 “전국의 시인과 화가, 도 예인 등 문화예술인들이 그들의 사랑방 주점을 되찾으려 하고 있는 것은 사람 사는 세상다운 훈훈한 이야기를 새 봄과 함께 전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1일 오후 5시에 열리는 개막식에 맞춰 전시회와 같은 제목으로 시화집도 펴낸다”고 말했다.

정동용 시인은 이번 전시회에 붙인 글에서 “시인 손님들을 만나 어울리다보니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세월이 흘렀다”며 “폐점 후 청춘을 바친 제 2의 고향 인사동 골목에서 노점을 하려다 수레를 몇 번 뺏기는 싸움 끝에 그만두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시인학교를 다시 열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이번 전시회에서

시인들의 육필을 만나는 기쁨을 이렇게 적었다. ‘생생극극 살자고 할퀴는 손톱 발톱의 벽화문 그런 글씨를 보고 싶었습니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
출처 : 정호승시인과 함께하는 문학
글쓴이 : 저녁노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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