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작시

말-심은섭

자크라캉 2014. 2. 18. 00:11

  사진: <새물누리>님의 카페에서 캡처

 

 

 

 

 

 

 

/ 심은섭

 

 

1

딱풀을 산다. 말 좀 붙여 보려고, 옷걸이를 산다 말 좀 걸어 보려고, 인포메이션을 찾아 본다 말 좀 깨물어 보려고, 식도를 타고 올라 온 말과 말 사이에는 풀어지지 않는오해가 숨쉬고, 풀어지는이해는 웃으며 슬픔의 강을 건너기도 하고, 기쁨을 안고 건너와 목청을 떨게 하는 하나의 몸짓이 된다 말이 말을 벗어나2×9로 내 귓밥에 고이면 나는 날카로운 발톱을 세운다

 

2

신발을 벗고 마권 값을 매기며 달린다 달리면서 운다 울음소리가 땅과 말발굽 사이에 끼어 사는 징에서 난다 징의 울음소리가 높을 때 사람들은 생을 건다 생이 깨지고, 깨진 그 생을 다시 잡으려는 순간, 경기장 사람들은 말이 말이 아니다 말은 사람을 먹고 사람은 말을 먹기 때문이다 마권이 사람을 먹고 사람이 마권을 먹는 승마장엔 생의 찬가를 부르다가 쓰러진 말을 업고 말이 달린다

 

3

달린다 말이 말을 물고 달린다 입 속의 말이 입 밖의 말을 물고 달린다 말은 말을 하지 않으며 말을 물고 간다

 

 

 

 

출처 : <심상> 2013월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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