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작시

환절기 3 / 심은섭

자크라캉 2009. 8. 1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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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궁노루 사랑>님의 카페에서

 

 

절기 3 / 심은섭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행복 복덕방 아저씨였습니다

K104 기관총으로 무장한 겨울이

가을이 세 들어 있는

들판을 비워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가을이 통사정을 했습니다

입동까지 참아 달라고 했지만

겨울은 불도저로 그를 밀어냈습니다

알몸의 산과 들

고요가 깨진 고요

침이 마른 사슴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 보던 수염이 긴 노인이

누구에게 항의 전화를 합니다

「너는 뭣 하는 놈이냐」고.

「발걸음이 왜 그리 늦냐」고, 그러자

E-Mail이 왔습니다

내일 첫 비행기로 봄을 보내 준다고, 그 얘기를 들은

겨울은 나와 함께

밤새도록 술을 마셨습니다

 

  

2008<심상>3월호

 

 

 

 프로필 이미지

                                                  

 

l     은섭

l      `04년 시 전문지 월간「심상」신인상으로 등단

l      `06년 「경인일보」신춘문예 詩부문 당선

l      `06년 「5.18 기념재단」<문학상 작품 공모> 詩부문 당선 수상

l      `06년 제1 <정심문학상> 수상

l      `08년 「시와세계」후반기 겨울호로 <문학평론> 당선

l      `09년 제7회 강원문학 작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