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클로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1]
사랑의 역사 / 이 병 률
왼편으로 구부러진 길, 그 막다른 벽에 긁힌 자국 여럿입니다
[시평]
'상처'에 아픈 나, 그래도 심장은 또 뛰네
여행을 하다 보면 '사고 다발 지역'이라는 팻말을 볼 때가 있다. 길에도 사고가 잦은 길이 있다는 말이다. 안개가 잦은 곳이 있고 급커브 구역이 있다. 언덕과 고비가 있고 내리막까지 합하면 '길'은 어찌도 그리 삶을 닮았는지. 도시의 골목에서도 자칫 헛디뎌 크게 다치는 수가 있고, 제 방에서도 모서리에 부딪혀 죽는 수가 있다. 그렇게 익숙한 것에 다치는 것은 아마도 잠시 넋이 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할 때도 그렇게 넋이 나가 있기에 다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주 넓은 등에 기대/ 한 시절 사람으로 태어나/ 한 사람에게 스민 전부를 잊을 수 있다면'(〈아주 넓은 등이 있어〉) 좋으련만 그것이 수월한 일인가. '한 사람에게' 인생 '전부'가 스몄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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