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비사벌로 가는 길>님의 카페에서
늪 2 / 김춘수
늪을 지키고 섰는
저 수양버들에는
슬픈 이야기가 하나 있다.
소금쟁이 같은 것 물장군 같은 것
거머리 같은 것
개밥 순채 물달개비 같은 것에도
저마다 하나씩
슬픈 이야기가 있다.
산도 운다는
푸른 달밤이면
나는
그들의 슬픈 혼령(魂靈)을 본다.
갈대가 가늘게 몸을 흔들고
온 늪이 소리없이 흐느끼는 것을
나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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