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원주카톨릭여교사>님의 카페에서
밤의 시(詩) / 김춘수
밤의 시(詩) 김춘수왜 저것들은 소리가 없는가 집이며 나무며 산(山)이며 바다며 왜 저것들은 죄(罪)지은 듯 소리가 없는가 바람이 죽고 물소리가 가고 별이 못 박힌 뒤에는 나뿐이다 어디를 봐도 광대무변한 이 천지간에 숨쉬는 것은 나 혼자뿐이다. 나는 목메인 둣 누를 불러볼 수도 없다 부르면 눈물이 작은 호수(湖水)만큼 쏟아질 것만 같다 ―이 시간(時間) 집과 나무와 산(山)과 바다와 나는 왜 이렇게도 약(弱)하고 가난한가 밤이여 나보다도 외로운 눈을 가진 밤이여
출처: 「늪」,문예사,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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