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

부재의 도시 / 안시아

자크라캉 2008. 8. 25. 10:41

 

 

사진<향수가 있는 7080라이브모임-향사모>님의 카페에서

 

 

 

재의 도시 / 안시아

                                                                        

 

    거리는 비를 새긴다 탁본처럼 시간이 복제되고, 12시가 정각에서 사라진다 비틀대는 계단이 고양이를 몰아세운다 누군가 수염을 자르거나 책에 밑줄을 긋고 있을 것이다  빠른 속도로 길을 당기는 바퀴, 우린 늘 이만큼의 거리를 두고 움직임을 파악한다 사라지는 것들을 긍정하며 이 거리는 존재한다 사람들은 혀가 없는 말을 내뱉고 잠자리에 들어서야 맨발이 된다 거리는 습기 없이 젖어 있다 우리는 누구도 이 자리에 없을 수 있다 흩어진 소음이 몇몇 경적 소리를 모을 뿐,  현관문은 어제처럼 골목을 닫는다  너는 오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이 표류를 끌어안는다 오늘 밤 누군가 풍경도 없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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