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작가(론)들

김수영

자크라캉 2008. 6. 18. 10:01

김수영


김수영 문학은 시인의 생전에는 비평적 조명을 그다지 받지 못하다가 그의 사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김수영 문학을 텍스트로 한 2차 문서들의 집합에는 시인에 대한 회상이나 시와 산문에 대한 단상을 비롯하여 본격적인 평론에 이르기 까지 약 120편의 길고 짧은 글들과 100여 편의 석사논문 그리고 10여편의 박사논문이 들어있다. 우리 근대 문학사에서 특히 활발한 조명 작업의 대상이 되어 온 김소월.한용운.서정주 등과 관련한 2차 문서들의 경우와 비교해 볼때 김수영 문학과 관련한 2차 문섣르의 수치가 특별히 많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김수영 신화'라는 문화적 현상은 70년대와 80년대의 시대의 특수한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흔히 김수영의 시적 주제로 거론되는 '자유', '정직', '양심', '사랑' 등은 바로 70년대와 80년대의 시대적 화두였다. 정치적 억압,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와 문화적 혼란 상황 속에서 능동적 기능을 하지 못하고 훼절과 침묵으로 일관한 대다수 지식인들의 부정적인 행태 등으로 기억되는 시대였다. 그처럼 어둡고 어려운 시대일수록 가장 평범한 일반적인 덕목이 소중해지고 또 지켜지기 쉽지 않다. 초기에는 시와 산문을 통해 주장한 김수영의 전언들이 자주 인용되고 중요한 의미로 평가되었지만 차츰 한 시인의 시 세계를 이해하고 분석.조명하는 문학적 실체로 다루어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모더니스트.참여론자.난해 시인 등의 비평적 수사에서 벗어나 그가 진정으로 추구한 시적 주제는 무엇이고 그것은 그의 시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그 시적 방법론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들과 관련한 논의로 접근 태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김수영 문학을 텍스트로 한 논의는 대략 다음과 같은 네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져 왔다. 첫째 시와 산문에서 주도적으로 드러나는 주제어 분석을 통해 그의 시 세계와 시 의식을 이해하려는 논의, 둘째 시의 형식과 구조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그이 시를 체계적으로 이해함으로써 김수영 시의 특질을 밝히려고 시도한 것, 세째 시와 산문 전체를 포괄하여 조명하면서 김수영 시의 문학사적 의의와 시사적 위치, 그리고 영향관계를 고찰한 논의, 네째 김수영의 산문에 산재해 있는 시에 대한 그이 사유의 흔적들을 포착하여 김수영의 시론을 재구성해 보고자 한 논의이다. 그의 시와 산문의 배경이 되고 있는 '강렬한 현실 감각과 사회 의식'에서 비롯하는 것인데 좀더 깊이 들어가 보면 시와 관련한 그의 사유 구조 자체에서 비롯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수영은 시와 사회에 대하여 자신을 생각을 개진할 때 언제나 일단의 대립항들을 설정해 놓고 그것들이 맺는 부단한 긴장관계를 강조한다. 사상과 형태, 침묵과 요설,언어의 서술과 언어의 작용, 기술가적 발언과 지사적 발언,검증과 생성,시를 쓰는 것과 시를 논하는 것, 예술성과 현실성, 내용과 형식 등이 그가 설정한 주요 대립항들이다. 김수영은 이러한 대립항들의 긴장 관계에서 빚어지는 역동성을 자신의 사유와 시쓰기를 위한 에너지의 원천으로 삼았다. 김수영 시의 가장 흔한 모티프의 하나는 폭로적인 자기 분석이다. 죄와벌(63), 강가에서(64),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65), 식모(66), 엔카운터지(66), 전화이야기(66), 도적(66), 미농인찰지(67), (68), 의자가 많아서 걸린다(68) 60년대에 그가 쓴 시들은 대체로 폭로적인 자기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김수영의 그런 자기 해부와 노출은 늘 꾸임없는 직선적인 언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자기 분석은 김수영의 시의 구심적 핵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시에서는 본질적인 것이다. 60년대 발표 작품뿐만 아니라 50년대 발표한 작품에서도 거의 예외 없이 그러한 자기 분석을 발견할 수 있다. 50년대의 작품들에서도 언제나 분석 주체로서의 ''가 등장하여 자신의 생활과 정신과 예술에 대해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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