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당선작

[2002년 중앙신인문학상 당선작]- 헌 돈이 부푸는 이유 / 채향옥

자크라캉 2008. 6. 13. 15:31

 

 

사진<창덕중23회동창회>님들의 카페에서

 

 

[2002년 중앙신인문학상 당선작]


   돈이 부푸는 이유 / 채향옥

 

   수금해 온 낡음낡음한 돈을 세다 만난 '이상순 침목계 돈' 하나, 둘, 셋, 넷, 다섯 합이 오만원 어쩌면 흩어지지 않고 여기까지 왔을까 저희끼리 어깨동무를 했나 그 결속이 놀랍다 중얼중얼 헤아리던 숫잘랑은 팔랑 날아가 버린 지 오래 기왕에 잊어버린 셈은 잠깐 뒤로 미루고 이상순과 그의 친목계에 경의를 표한 후 아무쪼록 그들의 침목이 돈독해지기를 바래보는 것인데 뻐꾸기는 마감 시간이 다 됐다고 성화를 부린다 처음부터 다시 하나, 둘, 셋 새 돈의 빳빳한 풀기가 사라지고 서로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벙글벙글 넘어가는 낡디 낡은 헌 돈

 

 

 [채향옥  시인]

1968년 충남 서산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과 졸업

숭의여자대학 문예창작과 재학중(당시)

2001년 <중앙신인문학상> 시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