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

실연 / 전윤호

자크라캉 2007. 3. 15. 16:33

                 사진<슛돌이™ [공개]cafe.daum.net/inpia>님의 카페에서

 

 

/ 전윤호

 

 

그 여자는

내 뒤통수를 때려

두 손과 발을 묶고

입에는 재갈을 물렸다

바퀴 달린 가방에 넣더니

내 차로 한참 달린 뒤

사람 없는 강변에 멈췄다

가장 깊은 곳을 골라

나를 던지던 그녀의 표정이

언뜻 슬퍼 보이기도 했다

강바닥에서

나는 허리에 달린 무거운 추억과 함께

내 몸을 뜯어 먹는

피라미를 바라본다

이 검푸른 물속에

산채로 던지다니

방부제 같은

소주는 그만 마셔야겠다

내 몸이 모두 썪어야

다시 떠오를 수 있으니



                      -2007 리토피아 봄호-

'참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숙 / 김사인  (0) 2007.04.13
장대 / 이외수  (0) 2007.04.11
타작 / 김지하  (0) 2007.03.15
부리가 붉은 새 / 백무산  (0) 2007.03.15
나무 빨래판 / 유종인  (0) 2007.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