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파란하늘>님의 블로그에서
저녁의 어슴프레함
/ 보들레르
날이 저문다. 하루동안의 노동으로
피곤한 가난한 영혼에 큰 휴식이 깃든다.
그리고 그들의 사고는 이제 부드럽고 모호한 석양의 색채를 띤다.
그러나 수많은 불협화음의
소리로 구성된 큰 울부짖음이 산위로부터
내 방의 발코니에까지 이른다. 그것은 그 사이를 가르는 공간에 의해
한 음침한
하모니로---올라오는 만조나 폭풍우의 일어남과 같은
하모니로---변형된다.
오 밤이여! 기분을 새롭게 해주는 어둠이여!
그대는 나에게 내적인 축제의 신호요,
그대는 고통감의 해방을 의미하오! 광야의 고독 가운데, 수도의 돌로 이루어진 미로 속에서의 별들의
반짝임이요,가로등들의 폭발인 당신은 자유의 여신의 인공적 불꽃과도 같구려!
황혼이여, 그대는 어쩌면 이다지도 부드럽고 감미로운가!
밤의 승리에 찬 압도 밑에 고통하는 낮의 잔해처럼 아직도 지평선에 남아있는 장미빛 잔영, 석양의 마지막 승리 위에 투명한 붉은 반점을 만들고
있는 가로등, 저 깊은 동양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손이 끌어온 무거운 휘장, 이 모든 황혼의 정경이 인생의 엄숙한 시기에 인간의 가슴 속에서
싸우는 모든 복잡한 감정들을 흉내내고 있다.
그것을 무희들의 이 이상한 의상에 비유할 수도 있으리라. 이 의상의 투명하고 동시에
더 어두운 얇은 베일 뒤로는 반짝이는 스커트의 숨죽인 듯한 화려함이 엿보인다. 그것은 마치 검은 현재 밑에 감미로운 과거가 스며나오는 것과
같다. 스커트에 촘촘히 장식된 금빛 은빛의 깜박이는별들은 밤의 깊은 상복 밑에서만 켜지는 환상의 불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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