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랭보

가장 높은 탑의 노래1/랭보

자크라캉 2006. 8. 23. 09:31

 

 

 

사진<새미의 파라다이스>님의 블로그에서

 

장 높은 탑의 노래1 / 랭보

속박되어 꼼짝 못하는
한가로운 청춘,
자질구레한 걱정 탓으로
내 인생을 망쳐버렸네.
아- 내 마음이 열중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오게 해다오.

나는 생각한다. : 좋아,
그대와 만나지 않을지라도,
그대와 얘기하는 더없는 기쁨의
약속 따윈 이제 아무래도 좋아.
당당한 은퇴를 그대가
멈추게 하여 주기를 바라네.

언제까지나 내가 꾸었던 헛된 꿈을
그토록 참고 견디었나;
공포도 고통도 하늘높이 날아가 버렸네.
그런데 불쾌한 갈증이
내 혈관을 어둡게 하고 있구나.

평원이 버려진 채로 커지고,
향과 강아지풀을 피우는 것처럼
수많은 불결한 파리떼가
잔인한 소리를 낸다.

아아! 그토록 가여운 영혼
말할 수 없는 홀아비 생활
그것을 오직 노트르담 교회의
모습이구나.
성모 마리아에게
간구하는 것인가?

속박되어 꼼짝 못하는
한가로운 청춘,
자질구레한 걱정 탓으로
내 인생을 망쳐버렸네.
아- 내 마음이 열중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오게 해다오.

-- 아르튀르 랭보, '새로운 시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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