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징검다리 건너듯 갸웃갸웃
자그마한 풍선이 포르르 날며 구르는 듯
조심스레 입 밖으로 걸어 나오는
그 소리 은은하고 맑아서
나중에 ‘은단풍’이라는 딸을 낳고 싶었던
그 나무 밑에서 점심시간마다 우리는 비스킷을 먹었지
기계 소리도 작업반장도 없는 그 나무 밑에서 깔깔거리며
스무 살 부근을 와작와작 부셔 먹었지만
몇몇은 그 나무에 기대어 늙은이처럼 담배를 피워 물었지만
사원식당 앞 은단풍
깨끗한 아침 햇살과
강해지려고 자꾸 다짐하는 한낮의 태양과
한쪽 뺨이 그늘진 노을도 골고루 먹고
큰 키로 수천의 반짝이는 잎들 흔들 때
내가 믿는 신처럼 올려다보게 하던
은단풍 은단풍 은단풍
그렇게 주문을 외면
내 안에서도 나무 한 그루 뚫고 나와 삐죽 솟던
그 나무에 무엇인가 자꾸 매달고 싶던…….
시심사평/해맑은 느낌 자신의 체험과 잘 배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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