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53회두촌초교>님의 카페에서
뭉게구름의 기원 /
붉은 성체가 수면을 찢으며 떠올라도 바다는 순결을 잃지 않는다 그 찰라, 땅에서는 한 인간이 첫울음소릴 내며 호적등본 위로 출현한다 그 울음소리에 몰려든 사람들이 차츰 회색눈사람이 된다 그 까닭은 에덴의 동산에서 온 예언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 인간의 아버지가 골각기를 사용하던 크로마뇽인이었다는 낭설로 더 괴로워 한다는 것이다 관습을 부정하는 몸짓이다 여섯 시가 죽어간 일곱 시 정각, 어제 탁본한 노을을 서쪽 하늘에 내건다 창문들은 일제히 귀를 닫는 어둠이 찾아와도 중반에 접어든 세미나의 결론에 신념을 가져야 한다 하늘에 꽂혀 흰 깃발로 펄럭이다가 인명사전에서 사라지는 뭉게구름이라는 인간의 기원이 설령 가설일지라도 믿어야 하는 일이다
-2008년<우리시> 12월호-
l
l `04년 시 전문지 월간「심상」신인상으로 등단
l `06년 「경인일보」신춘문예 詩부문 당선
l `06년 「5.18 기념재단」<문학상 작품 공모> 詩부문 당선 수상
l `06년 제1회 <정심문학상> 수상
l `08년 「시와세계」후반기 겨울호로 <문학평론> 당선
l `09년 제7회 강원문학 작가상 수상
'나의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르바의 춤 / 심은섭 (0) | 2009.05.23 |
---|---|
봄의 소묘 / 심은섭 (0) | 2009.05.23 |
삼종기도 / 심은섭 (0) | 2009.05.16 |
봄의 단상 / 심은섭 (0) | 2009.03.15 |
단오별곡 / 심은섭 (0) | 2009.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