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디어다음>에서
부재(不在) / 김춘수
어쩌다 바람이라도 와 흔들면
울타리는
슬픈 소리로 울었다.
맨드라미 나팔꽃 봉숭아 같은 것
철마다 피곤
소리없이 져 버렸다.
차운 한겨울에도
외롭게 햇살은
청석(靑石) 섬돌 위에서
낮잠을 졸다 갔다.
할일없이 세월(歲月)은 흘러만 가고
꿈결같이 사람들은
살다 죽었다.
출처 :「늪」, 문예사, 1950.
'김춘수 시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瓊)이에게 / 김춘수 (0) | 2008.09.01 |
---|---|
나목(裸木)과 시(詩) /김춘수 (0) | 2008.08.26 |
처용(處容) / 김춘수 (0) | 2008.08.26 |
갈대 섰는 풍경(風景) / 김춘수 (0) | 2008.08.26 |
두 개의 꽃잎 / 김춘수 (0) | 2008.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