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

화살 / 고은

자크라캉 2008. 1. 1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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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03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활쏘는 이들들의 모임>의 카페에서
/ 고은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가서는 돌아오지 말자.
박혀서 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
우리 모두 숨 끊고 활시위를 떠나자.
몇 십 년 동안 가진 것,
몇 십 년 동안 누린 것,
몇 십 년 동안 쌓은 것,
행복이라던가
뭣이라던가
그런 것 다 넝마로 버리고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이 소리친다.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저 캄캄한 대낮 과녁이 달려온다.
이윽고 과녁이 피 뿜으며 쓰러질 때
단 한 번
우리 모두 화살로 피를 흘리자.
돌아오지 말자!
돌아오지 말자!
오 화살 정의의 병사여 영령이여!

[작가소개]

 

 

이름 : 고은 (고은태) 
출생 : 1933년 8월 1일
신체 : 키173cm, 체중69kg

출신지 : 전라북도 군산

직업 : 시인

학력 : 군산고등학교

데뷔 : 1958년 현대문학에 '눈길', '봄밤의 말씀' 발표

경력 : 2007년 2월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초빙교수
         2005년 제4회 베를린문학페스티벌 자문위원 위촉

수상 : 2007년 그리핀 시인상 평생공로상
         2007년 노던 캘리포니아 북 어워즈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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