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활짝 / 김혜수

자크라캉 2011. 2. 28. 00:42

 

 

 

/ 김혜수

 

  

카메라 들이대자

노 포토 노 포토 연발하며

완강하게 손사래치던,

사진 찍히면 자신의 영혼 빼앗긴다고

굳게 믿는

이슬람 사내 뒤로

어디선가 떼거지로 몰려와

목 길게 빼고

카메라에 얼굴 들이대며

활짝 꽃 피던

개망초, 금꿩다리, 까마중

끈끈이주걱 같은

이국의 코흘리개 야생화들

 

 

《문장웹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