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시인
막달라 마리아 / 김춘수
자크라캉
2008. 9. 10. 11:36
사진<수지피리님의 푸딩>님에게서
막달라 마리아 / 김춘수
너의 눈이 기적(奇蹟)을 보았다.
그날 새삼 애기처럼 잠이 들어, 꿈속에선 웃으며 웃으며, 무엇인지 모르는 팔을 벌렸다. 손가락 끝이 가늘게 떨리었다.
눈이 뜨니 귀도 뜨이다.
새 소리 바람 소리……아련히 아련히도 모습인 양 하늘은 멀어지고,
물결은 굽이굽이 바다처럼 스며드는 것은……
진정코 너의 귀가임을 들었도다.
임이 부활(復活)하시는 날, 못 박힌 팔목에사 눈물은 구슬지어 빛났으되,
너도 가슴에 못을 박고, 이어 목숨이 다하는 오롯한 순간 마낭 울며 울며 울리며 예수를 지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