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
고유명사의 길 / 김정환
자크라캉
2008. 1. 28. 14:21
사진<알콩달콩>님의 블로그에서
고유명사의 길 / 김정환
발은 발의 길을 밟는다. 노선을 따라가고 노선은
맹목적이다. 눈은 제 길을 천지사방 두리번거린다
모든 관찰은 사필드기다. 귀는 제 길을
공간적으로 열고, 열림이 시간에 달하지 않고
손은 손의 길을 온기로 더듬고 틀 짓고,
온기와 두 공작의 의사소통이 어색하다
그런데 몸의 길이는 총체적이다
생각의 '생애=길'이 그렇게 난다
미래 전망도 그렇게 형상화한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청체성은 다시 균열하지만,
다시, 감각적인 응축,
길이 섬광이고, 섬광이 길이어야 하지만
'하지만'이 몸의 길과 무관하다.
여기서 얼마나 더 가야 고유명사에 이르는가 고유명사는 이미
언어 너머 언어의 길을 품고 있으나
일상의 영토도 거느리고 있으나
생활은 벌써
세상을 건너는
고만 고만한 비만의 다리 되었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