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

낙화 / 이형기

자크라캉 2007. 10. 22. 18:54
 

  

                                   사진<칸타빌레>님의 블로그에서

 

   화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을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사랑, 나의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