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

이카루스의 잠/김승희

자크라캉 2007. 5. 22. 16:08

 

                                              사진<주철민의 역사공부방>님의 카페에서

 

 

카루스의 잠 / 김승희

 

어느 날

새들의 임금님이

우리의 땅에 내려왔다

황금빛 햇살을 맞으며

우리에게 말했다

 

「자, 누가 이카루스인가

모두들 한 번 날아 보아라」

태양 가까이 날아

날개가 불태워버린 아이에게만

불멸의 날개를 주겠다

납이 아니고

뼈와 뼈의 날개,

녹을 수 없고 썩지도 않는 날개

 

 

                      -「이카루스의 잠」 중에서-

 

김승희(1952년~     )

197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그림 속의 불>이 당선

시집<태양미사>, <왼손을 위한 협주곡>, <미완성을 위한 연가>, <달걀 속의 生」, <어떻게 밖으로 나갈까>,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싸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