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100년-애송시100편 152

[애송시 100편 - 제 82편]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함형수

▲ 일러스트=잠산 [애송시 100편 - 제 82편]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청년화가 L을 위하여 / 함형수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

[애송시 100편 - 제 80편] 갈대 등본 / 신 용 목

▲ 일러스트 잠산 [애송시 100편 - 제 80편] 갈대 등본 / 신 용 목 무너진 그늘이 건너가는 염부 너머 바람이 부리는 노복들이 있다 언젠가는 소금이 설산(雪山)처럼 일어서던 들 누추를 입고 저무는 갈대가 있다 어느 가을 빈 둑을 걷다 나는 그들이 통증처럼 뱉어내는 새떼를 보았다 먼 허공에 부러진 촉..

[애송시 100편 - 제 76편] 조국(祖國) / 정 완 영

▲ 일러스트 = 잠산 [애송시 100편 - 제 76편] 조국(祖國) / 정 완 영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애인 사랑 손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 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애송시 100편 - 제 75편]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 일러스트 권신아 [애송시 100편 - 제 75편]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

[애송시 100편 - 제 72편]- 마음의 수수밭 /천양희

▲ 일러스트 잠삼 [애송시 100편 - 제 72편] 마음의 수수밭 / 천양희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위잎 몇장 더 얹어 뒤란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 것이 여기 또 있다 개밥바라기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들여다본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논둑길 너머 길 끝에는 보리밭이 있고 보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