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탐사<수주문학상 우수상> /박기동 사진<구현, 구진 쌍둥이이야기>님으 플래닛에서 동굴탐사 / 박 기 동 어떤 상처는 살 속 깊이 흉터를 만든다 또 어떤 흉터는 돌에 박힌 그림처럼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 어두운 화랑의 통로를 지나 암벽을 더듬는 내시경 벽화 앞에 멈춘다 화가가 동굴을 지나간 뒤 알타미라는 천만년을 보내고.. 수상작품들 2006.10.03
얼음불꽃 / 송유나<제5회 수주문학상 우수상> 사진<수지>님의 플래닛에서 제5회 수주문학상 우수상 얼음불꽃 / 송유나 부지깽이 끝에 매캐한 연기가 걸려 올라온다. 겨우 입 벌린 한 송이가 되어 엄마곁엔 순산한 셋째 계집애가 누워 있었다. 손가락 다섯, 발가락 다섯, 생식기를 꼼꼼히 살피 고 나서 엄마가 편히 눈을 붙였고, 누룩곰팡이가 아.. 수상작품들 2006.09.01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 백주은 사진<까비>님의 플래닛에서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 백주은 세상이 하 수상하여 도 닦는 기분으로 두문불출, 면벽하다 간만에 집을 나섰더니 거리에서 누가 묻는다.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길에서 마주 서 있는 사람에게 이 무슨 어색한 질문일까. 점잖게 타이르려다 주위를 둘러보니 지금 어디에.. 수상작품들 2006.08.21
직박구리 / 고진하 사진<내 인생은 나의 것 행복 찾아 나서자>님의 플래닛에서 직박구리 / 고진하 어떤 시인이 꽃과 나무들을 가꾸며 노니는 농원엘 갔었어요 때마침 천지를 환하게 물들이는 살구나무 꽃가지에 덩치 큰 직박구리 한 마리가 앉아 꽃 속의 꿀을 쪽쪽 빨아먹고 있었지요 곁에 있던 누군가 그걸 바라보.. 수상작품들 2006.08.21
그 맘때에는 / 문태준<2006년 제21회 소월문학상> 수상작 2006년 제21회 [소월시 문학상] 수상작 사진<nancho0926>님의 블로그에서 그맘때에는 / 문태준 하늘에 잠자리가 사라졌다 빈손이다 하루를 만지작만지작 하였다 두 눈을 살며시 또 떠 보았다 빈손이로다 완고한 비석 옆을 지나가 보았다 무른 나는 금강이라는 말을 모른다 그맘때가 올 것이다, 잠자리.. 수상작품들 2006.07.26
캔맥주<제1회 창작문학상> 제1회 창작문학상 <운문> 사진<미디어 다음>에서 캔 맥주 / 김용태 아직은 쌀쌀한 3월의 새벽에 3천원뿐인 지갑 털레털레 들고 다니다 맥주 한 캔 사고 만다 천오백원짜리 캔 맥주를 하나 사면서 천오백원짜리 선택권도 생겨나 하이트를 물리고 OB를 거머쥐고 김 아무개 공원으로 간다 조금 추.. 수상작품들 2006.07.26
벽화 / 김한기 사진<토토로>님의 블로그에서 벽화 / 김한기 야간조에 편입된 아버지는 밤에만 불 밝히는 우리 동네 가로등이에요 부잣집 찾아 서울 가신 울 엄마는 단칸방 누린내가 싫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래요 내 젖가슴 물오른 살들이 음습의 향을 피워 우리 집 앞 스쳐가는 뭇 사내들 낯선 시선을 잡아.. 수상작품들 2006.07.25
고슴도치의 마을 사진<내마음별과같이>님의 블로그에서 1986년 제5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작 고슴도치의 마을 / 최승호 나비처럼 소풍가고 싶다 나비처럼 소풍가고 싶다 그렇게 시를 쓰는 아이와 평화로운 사람은 소풍을 가고 큰 공을 굴리는 운동회날 코방아를 찧고 다시 뛰어가는 아이에게 평화로운 사람은 박수갈.. 수상작품들 2006.07.14
짧은 낮잠 / 문태준 사진<늪바람>님의 플래닛에서 짧은 낮잠 / 문태준 낮잠에서 깨어나면 나는 꽃을 보내고 남은 나무가 된다 혼(魂)이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질 때가 있으니 오늘도 뒷걸음 뒷걸음치는 겁 많은 노루꿈을 꾸었다 꿈은, 멀어져가는 낮꿈은 친정 왔다 돌아가는 눈물 많은 누이 같다 .. 수상작품들 2006.05.31
빈집의 약속 / 문태준 2006년 소월시 문학상 작품집, 우수상 수상작 중 1 빈집의 약속 / 문태준 마음은 빈집 같아서 어떤 때는 독사가 살고 어떤 때는 청보리밭 너른 들이 살았다 별이 보고싶은 날에는 개심사 심검당 볕 내리는 고운 마루에 들 어와 살기도 하였다 어느 날에는 늦눈보라가 몰아쳐 마음이 서럽기도 하였다 겨울.. 수상작품들 200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