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미당문학상 수상작] - 봄밤-권혁웅 사진<e수원뉴스>에서 캡처 [2012년 미당문학상 수상작] 봄밤 / 권혁웅 전봇대에 윗옷 걸어두고 발치에 양말 벗어두고 천변 벤치에 누워 코를 고는 취객 현세와 통하는 스위치를 화끈하게 내려버린 저 캄캄함 혹은 편안함 그는 자신을 마셔버린 거다 무슨 맛이었을까? 아니 그는 자신을 .. 수상작품들 2012.10.16
[제11회 수주문학상 수상작] 한 권의 책 / 이 경 희 사진<달리는 기차 여행>님의 카페에서 [제11회 수주문학상 수상작] -대상 作- 한 권의 책 / 이경희 첫 페이지를 열면 당신의 중심이 일제히 긴장하는 게 보여요 단서들은 지우고 싶을 거예요 제 눈에 찔리는 것보다 무서운 가시란 없으니까요 문장은 자꾸 숨고 싶어요 그 때 짐짓 당신은 지워지는 척.. 수상작품들 2009.09.13
[미당문학상 수상작] 가을 / 송찬호 사진<사랑스런 너>님의 카페에서 미당문학상 수상자 송찬호 “끙끙 앓으며 시 쓰지만 그게 내 운명” 중앙일보 |2008.09.19 03:16 입력 가을 / 송찬호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간 콩알이 가슴을 스치자, 깜짝 놀란 장끼가 건너편 숲으로 날아가 껑, 껑, 우는 서러운 가을이었다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 수상작품들 2009.01.19
[2008년 윤동주문학상 수상작 / 상황그릇 - 박라연] [2008년 윤동주문학상 수상작] 상황그릇 / 박라연 품이 간장종지기에 불과한데 항아리에 담을 만큼의 축복이 생긴들 무엇으로 빨아들일까 궁리하다가 추수부터 해보자 넘치면 허공에라도 담아보자 싶어 종지기에 추수한 복을 붓기 시작했다 붓고 또 붓다보니 넘쳐흐르다가 깊고 넓은 가상육체를 만든 .. 수상작품들 2009.01.12
침엽의 생존방식 / 박인숙 사진<산림기사 박태희>님의 블로그에서 [제9회 동서커피문학상 시부문 수상작] 침엽의 생존방식 / 박인숙 활엽을 꿈꾼 시간만큼 목마름도 길어 긴 목마름의 절정에서 돋아난 가시들 침엽은 햇살도 조금 바람도 조금 마음을 말아 욕심을 줄인다 대리운전하는 내 친구 금자 밤마다 도시의 휘청임을 .. 수상작품들 2008.11.26
아무도 없는 물가에서 노래를 불렀다 / 김충규 사진<달긷는汲月堂>님의 카페에서 [제1회 미네르바 작품상 수상작] 아무도 없는 물가에서 노래를 불렀다 / 김충규 어두운 낯빛으로 바라보면 물의 빛도 어두워 보였다 물고기들이 연신 지느러미를 흔들어대는 것은 어둠에 물들기를 거부하는 몸짓이 아닐까 아무도 없는 물가에서 노래를 불렀다 .. 수상작품들 2008.11.25
여게가 도솔천인가 / 문채인(문성해) 사진<공화90회>님의 카페에서 [제1회 수주문학상 대상] 여게가 도솔천인가 / 문채인(문성해) 칠성시장 한켠 죽은 개들의 나라로 들어선다 누렁개,흰 개 할 것 없이 검게 그슬린 채 순대처럼 중첩되어 누워 있는 곳 다 부질없어라. 살아서 쏘다녔던 거리와 이빨을 드러내던 증오 쓰레기통 뒤지던 욕.. 수상작품들 2008.11.25
[제17회 전태일문학상 시부문 당선작]-고리 / 김후자 사진<핸드메이드 전문 쇼핑몰 '봄'>님의 블로그에서 [제17회 전태일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고리 / 김후자 남자가 지하철에서 휴대용 접착고리를 판다 쉴 새 없이 상품을 선전하는 남자 스티커에 붙은 도금한 고리가 3kg 철근을 번쩍 들어올린다 그리고 다시 이를 앙다문 고리가 5kg을 들어올린다 제 .. 수상작품들 2008.10.28
흰곰 / 김영식 사진<유평 신곡을 사랑하는 사람들>님의 카페에서 흰곰 / 김영식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북극에 산다는 흰곰의 허기진 울음 같은, 냉기 자욱한 안쪽을 들여다보면 그러나 백야의 툰드라 속으로 순록들이 눈썰매를 끌고 가거나 레밍을 움켜쥔 흰올빼미만 날아오를 뿐, 곰이 .. 수상작품들 2008.10.28
[2008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 - 코스모스 / 송찬호 사진<krista4914>님의 블로그에서 [2008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 코스모스 / 송찬호 지난 팔월 아라비아 상인이 찾아와 코스모스 가을 신상품을 소개하고 돌아갔다 여전히 가늘고 긴 꽃대와 석청 냄새가 나는 꽃은 밀교에 더 가까워진 것처럼 보였다 헌데 나는 모가지가 가는 꽃에 대해서는 오래 바라.. 수상작품들 2008.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