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 정용화<다층>2006년 봄호 사진<랜드의 작은 공간>님의 플래닛에서 달팽이 / 정용화 풀잎 사이로 짐바리 자전거 한 대가 언덕길을 오르고 있다 제 생애보다 더 ㅁ거운 짐을 싣고 느릿느릿 오후를 끌고 간다 노인이 자전거에 끌려가듯 보이지만 아니다, 바꿔서보면 자전거가 연신 노인의 굽은 등을 펴주고 있다 있는 듯 없는 .. 문예지발표작 2006.05.22
핸드폰을 버리다 / 류민영(시평>2006년여름호 사진<김도균 너 나하나만 바라볼 자신 있어!>님의 플래닛에서 핸드폰을 버리다 / 류민영 맨홀 구멍 스치듯이 보았을 때, 그만 핸드폰을 던져 버렸다 순간의 일이었다 (걸려오지 않을 전화가 걸려올 것 같았다) 환청으로 울리던 전화벨 소리 확인하지 않은 문자 수없이 쌓여 있을 음성 메시지 법문.. 문예지발표작 2006.05.20
<2005년 작가세계신인상> / 그리운 습격 외 4 /천서봉 사진<바다바람>님의 블로그에서 그리운 습격 -천서봉 破片처럼 흩어지네, 사람들 한여름 처마 밑에 고드름으로 박히네. 뚝뚝, 머리카락 끝에서 별이 떨어지네. 흰 비둘기 신호탄처럼 날아오르면 지상엔 금새 팬 웅덩이 몇 개 징검다리를 만드네. 철모도 없이, 사내 하나 용감하게 뛰어가네. 대책 .. 문예지발표작 2006.05.20
테트라포드 / 정다운 사진<테트라포드>님의 프로그에서 테트라포드* / 정다운 파도는 네 발 달린 콘크리트 덩어리 앞에서 쉽게 찢어진다 무쳐 먹기 알맞다 사람들은 바다의 귀퉁이를 꼭꼭 씹어 먹는다 허기지면 제 발을 씹는다는 문어처럼 흡반을 떼어 먹고 자꾸 미끄러지는 것 같다 새들도 사람도 처음엔 발이 네 개 .. 문예지발표작 2006.05.20
당나귀처럼 / 정다운 사진<이쁜민들레>님의플래닛 당나귀처럼 / 정다운 어떤 절망은 사소해질 것이라고 말하지 마라 모든 밤은 아침을 밟고 걸어온다 사내들의 구두코가 검은 것은 기름진 아침의 살점으로 늘 반들거리기 때문이다 자루는 신발방보다 크고 우리는 때로 그것을 소금으로 채울 만큼 약삭 빨라 물을 만나.. 문예지발표작 2006.05.20
치즈굴리기 대회 / 정다운 사진<하루하루 행복하게>님의플래닛에서 치즈굴리기 대회 -정다운 여기저기 배다른 자식들을 뿌려두었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할머니들은 서로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한데 모여든 자식들은 자잘한 레밍쥐 떼 같아서, 삼사 년에 한번씩 불어나 바다로 간다는 그들처럼 줄지어 물속으로 뛰어들 .. 문예지발표작 2006.05.20
물구나무 / 유안진 사진<히카리>님의 블로그에서 물구나무 / 유안진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던 시인이 있었던 아이가 되는데 80년이나 걸렸다는 화가도 있었지만 나는 살수록 유치幼稚해지고 있다 아프면 죽을까 겁나서 살고 싶어 죽겠으니 죽어본 다음에 살고 있는 모양이다 나는 이제껏 공간 속에 살지 않고 시간 .. 문예지발표작 2006.05.18
조개를 굽다 / 심언주 사진<네이버포토앨범>에서 조개를 굽다 / 심언주 화덕 위 맨발로 달려나온 그녀들, 단단한 입술 속에 부드러운 혀를 감춘 그녀들, 레코드판 같은 껍데기마다 파도 소리를 감아놓고 귀에 대면 금방 바다를 보여주던 그녀들의 화려한 캠프파이어. 부리가 뜨거워져 붉은부리갈매기가 날아오른다 파.. 문예지발표작 2006.05.18
대통밥 / 이정록 사진<딸기아줌>님의 블로그에서 대통밥 / 이정록 화살도 싫고 창도 싫다 마디마디 밥 한 그릇 품기까지 수 천년을 비워왔다 모든 열매들에게 물어봐라 지가 세상의 허기를 어루만지는 밥이라고 으스대리니, 이제 더는 무엇이 되고 싶지 않다 땔감도 못되는 빈 몸뚱어리가 밥그릇이 되었다 층층 밥.. 문예지발표작 2006.05.15
만년필 / 송찬호 만년필 / 송찬호 | 올해최고의 작품(詩) 2006.05.13 http://blog.daum.net/shim808/8126060 사진<잡동사니>님의 블로그에서 만년필 / 송찬호 이것으로 무엇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인가 만년필 끝 이렇게 작고 짧은 삽납을 나는 여지껏 본적이 없다 한때, 이것으로 허공에 광두정을 박고 술 취한 넥타이나 구름을 걸.. 문예지발표작 200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