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또 조간신문이 내던져지고 있다 / 박종헌

자크라캉 2006. 9. 20. 16:44

 

 

사진<행복과 사랑이 존재하는 한 나는 언제나 그자리....>님의 플래닛에서

 

 

 

조간신문이 내던져지고 있다  / 박종헌

 

짐승들 울음 끊긴

한 밤에

시계의 초침소리는 불안하다

 

하루가 가고 다시 하루가 오는

그 중간 새벽녘

조금씩 가슴이 아파오는건

월급 받아 살아온 삼십년

대출금 보태 사들인 32평 슬라브 조적집

붉은 벽돌의 악문 이빨에 물린

상처다

잠깐, 한 모금의 내 안의 깊은 담배연기

 

창밖에 가로등 불빛이

예고 없이 내 안의 통증이 되고

비린내 나는 안개 속에서

여전히 코끝에 와 닿는 촉감

그리고, 그녀의 알싸한 살내음

먼 발자국 소리로 끌려오는

내일이란 시간이

시집 한 권의 분량만큼 살아온

마려운 오줌처럼 안달이다

 

조간신문이 현관 밖에 털썩 내던져지고 있다

 

 

 

<다층> 2006년 가을호

 

 

박종헌

`88년<현대시학>추천완료

시집<반복률>외

현 민족작가회의 강원도지회장

현 고교 교사로 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