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958>님의 플래닛에서
한 순간 / 배영옥
한순간 제 몸을 수축시켜 색이 짙어지는 것
어느 순간 색이 진해진 것들은
나머지 생을, 전심전력,
순간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어느 지점까지 꽃은
남은 물기를 꽃잎에 모아보고,
제일 마지막 남은 힘은 불타오르는 꽃의 둘레를 그린다
색이 진해지면서 형태를 벗어나려는 순간,
반짝
화색이 도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지탱하기 힘든
바로 그 순간,
막바지 내리막으로 내려서기 전
짧고 짧은
반작용의 한순간,
<창비> 2006년 여름호
배영옥
1966년 대구 출생
199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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